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우리의 청소년기를 추억하게 만들고 모든 장면에 명대사가 주옥같은 애니메이션
왼손은 거들 뿐입니다.
지금까지 슬램덩크는 오로지 만화책만을 고집하던 저에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는 분명 다시금 원작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은 판권만 방송사에 팔리게 되어서 작화, 성우 모두가 방송사의 자금력에 의해서 좌지우지되어 원작을 망쳐버린 그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의 마지막 경기인 북산 VS 산왕, 산왕전을 중심으로 원작의 주인공인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이 주인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송태섭의 가족사, 과거 정대만과의 싸움, 그리고 좀 더 깊게 들어가는 정대만의 방황, 주장 채치수와 안경 선배 권준호의 2학년 때 모습, 송태섭과 이한나의 관계, 도내 No.1 가드를 목표로 한 송태섭의 노력과 원작에는 없었던 미국에서 정우성과 다시 한번 리매치를 하는 장면이 에필로그에 들어가며 영화에서만 추가된 설정입니다. 수많은 감동과 주옥같은 명대사가 넘쳐났던 그 시절의 슬램덩크를 3D CG 애니메이션 기술로 제작해서 기존의 애니메이션 작화와는 완전히 다른 원작 그대로의 작화를 생동감 있게 잘 살렸으며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 각본 하였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었고 내용 역시 당시의 원작 그대로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실망이 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정대만의 "왼손은 거들 뿐"은 묵음 처리되었고 슬램덩크의 시작과 끝인 "농구 좋아하세요?"가 빠진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 대사를 시작으로 강백호의 농구 스토리가 슬램덩크 스토리 전개의 시작이며 마지막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며 박소연에게 고백하는 강백호의 모습에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전체적 스토리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점이 원작에서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을 빼버린 건 여기서 "슬램덩크가 끝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추억을 기대했더니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번 영화는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이 직접 작품에 참여했고 각본, 각색, 작화까지 다 직접 한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작화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게 나온 것으로 증명되는데 일본에서는 엄청난 호불호가 갈렸다고 합니다. 이유는 작화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애니메이션의 성우진이 아닌 감독이 직접 오디션해서 뽑은 성우들로 전면 교체되었고 이는 일본 팬들 사이에서 평점 테러까지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초 우려했던 CG가 원작의 화풍을 잘 재현했고 움직임과 빠른 액션 신, 각 장면의 화려한 각도의 편집기술로 스포츠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어색한 움직임을 잘 살려내면서 초기의 부정적인 평가를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평으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또 송태섭의 주인공으로 되면서 전체적인 원작 캐릭터들의 비중 축소, 새로운 설정과 스토리라인 등의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데 그래도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것에 신선했다는 의견과 감독의 의도인 새로운 설정이 제목에서 보여주듯 더 퍼스트 슬램덩크인 것처럼 2nd, 3rd 같이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만화책의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보고 기존 팬들의 입장에서는 슬램덩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설명이 부족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원작에서 스킵 되는 내용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슬램덩크라는 소재를 처음 본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에 눈물을 쏟는 관객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는 너무 잘 알기에 기대했던 점이 아쉬운 것이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자체의 재미는 처음 접하는 모두에게 충분히 만족한 영화입니다.
만화가 영화가 될 수 있다,라는 기대감에 설렙니다.
조금씩 입소문과 긍정적 평가, 추억 되찾기 등으로 상영관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영화로 인해서 만화의 작화가 최신의 기술을 접하면서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생동감 있게 살아나는 가능성을 보여준 그런 영화입니다. 비록 추억을 많이 비틀어버린 감독이 미울 수도 있겠지만 슬램덩크의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원작 그대로의 만족감으로 충분히 호평하고 볼만한 영화임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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